사순절 서른 하루째 날 묵상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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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서른 하루째 날 묵상>
■ 찬송 : 528장 ‘예수가 우리를 부르는 소리’
■ 본문 : 호세아 3장 1-5절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이스라엘 자손이 다른 신을 섬기고 건포도 과자를 즐길지라도 여호와가 그들을 사랑하나니 너는 또 가서 타인의 사랑을 받아 음녀가 된 그 여자를 사랑하라 하시기로 (호 3:1)
■ 묵상 나눔
1. 사순절 서른 하루째 날, 오늘 묵상을 위한 질문은 “고통과 어려움을 준 사람을 사랑할 힘은 어디에서 올까요?”입니다.
2. 오늘 묵상 본문은 예언자 호세아를 통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계속되는 사랑에도 불구하고 그 사랑을 배반하기 일쑤인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아픔을 전하는 예언자로 호세아가 선택됩니다. 단순히 하나님의 말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삶 속에서 배반의 아픔과 사랑의 깊이를 몸소 겪어서 하나님의 마음을 입체적으로 드러내도록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3. 겉모습이나 조건을 보고서는 도저히 배우자로 선택하지 않을 만한 상대인 창녀 고멜을 하나님의 이끄심에 따라 호세아는 아내로 맞이하고 자식까지 낳습니다. 그러나 그 여자는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 호세아를 버리고 집을 나갑니다. 호세아는 배신감에 치를 떨었을겁니다.
4. 오늘 본문은 그렇게 집을 나간 고멜을 또 찾아가서 사랑하라고 하나님께서 호세아에게 말씀하십니다(1절). 옳고 그름의 합리적인 이성을 버려야 하고, 배신감이라는 비참한 감정을 소모해야 하며, 상당한 경제적인 출혈도 감수해야 하고(2절), ‘그러지 말고 나와 함께 지내자’ 라고 자존심도 내려놓는(3절), 그렇다고 그 수고에 대한 결과를 알 수도 없어 흡사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 같은 바보 짓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이 고멜을 사랑하는 선택을 한 댓가입니다.
5. 바알 제사에 쓰이는 건포도 과자를 먹으며 풍요와 다산의 신인 바알을 섬기는 불륜을 행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변함없는 마음과 모든 댓가를 감수하시는 사랑의 선택을 호세아와 고멜의 관계를 통해서 드러내시는 것입니다.
6. 우리를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드셨고(창1:26), 질그릇 안에 보배가 들어있다는 말은(고후4:7) 곧 우리 안 깊은 심연에는 하나님의 사랑이 분명 살아있다는 말로 다가옵니다. 사람이 사람을 하나님처럼 사랑한다는 것은 인간의 생각과 의지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내 안에 살아계신 하나님이 나를 통해 그 분의 사랑을 드러내시는 것은 분명 가능한 일일겁니다. 아브라함 헤셀의 <예언자들> 이라는 책에서 하나님 말씀의 순도를 삶에서 그대로 유지하며 드러냈던 이들을 예언자라고 했던 것처럼, 호세아가 하나님의 사랑을 가감없이 실천할 수 있었던 힘은 호세아의 능력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자신 안에 있는 하나님이 그대로 흘러나오시도록 자신을 드렸던 그 겸손 때문일겁니다.
7. 사랑장이라 부르는 고린도전서 13장의 사랑의 설명을 하나하나 나의 힘과 노력으로 실천한다고 해서 사랑이 될까요? 오래참고, 온유하며, 자기의 유익을 포기한다고 해서 그 모든 합이 곧 사랑이 될 수는 없을겁니다. 그러나 내 안에서 이유없이 사랑이 일깨워지게 될 때, 연인에게, 자녀에게 유한하나마 그 덕목들이 자연스럽게 실천되는 것처럼, 내 안에 더 깊은 심연의 사랑을 흐르게 할 수만 있다면, 어려움과 고통을 주는 존재일지라도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하는 기적이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산상수훈에서 ‘원수를 사랑하라’는 그 예수님의 말씀도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다른 표현 아닐까합니다(마5:44)
8. 그 사랑이 씨앗으로 뿌려진 자리에는 분명 사랑의 열매가 언젠가 맺혀질 것입니다. 4절과 5절의 말씀처럼 어두움의 끝에서 사랑이 이긴다는 진리가 극적으로 증명될 것입니다.
9. 사순절은 약하고 어두운 겉모습이라도 그 안에 강하고 아름다운 보석이 있음을 발견하는 시기라 말할 수 있습니다. 내 안에 계신 하나님을 발견함으로써, 다른 이 안에 있는 하나님 또한 더불어 발견하고, 내 속에 있는 사랑과 상대방 속에 있는 사랑이 만나는 그 신비한 공명이 이 시간을 통해 경험되기를 바랍니다.
■ 오늘의 기도
1. 미움이 올라올 때 내 안의 사랑을 더 신뢰하게 하옵소서. 분노가 치밀 때 내 속에 두신 평화를 일깨우게 하옵소서. 보이는 것을 향한 욕심에 휩싸일 때,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진실임을 알아차리게 하옵소서.
2. 우리가 작은 것도 서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어느 때보다도 피부로 느끼는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서로의 어려움과 고통이 공감되고, 우리 안의 선한 것들이 공유되는 역사들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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