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스물여덟째 날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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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스물여덟째 날 묵상>
■ 찬송 : 365장 ‘마음속에 근심 있는 사람’
■ 본문 : 빌립보서 4:4-7
6.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7.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 묵상 나눔
1. 사순절 스물여덟째 날, 오늘 묵상을 위한 질문은
‘불평과 불만을 가진 상태에서 기도한 적이 있나요?’ 입니다.
2. 오늘날 우리 삶은 ‘불안’과 함께 사는 삶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요즘의 상황만 보더라도 질병에 대한 걱정,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은 우리 삶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불안에서 우리를 방어하기 위해서 우리가 가진 것을 지키고자하고, 끊임없이 우리를 무엇인가로 채우려합니다. 텅 비어있는 상태 자체가 힘들거나 또는 다른 이에게 불안하게 보이는 것이 싫을 때면, 우리는 불안을 가리기 위한 또 다른 염려를 더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3. 그런데 그런 환경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바울은 쉽지 않은 도전을 하나 합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염려를 줄이라는 것도 아니고 염려를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이야기 한 것은 바울이 처음이 아닙니다. 사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도 우리에게 동일한 이야기를 해 주시는 장면이 몇 번 나옵니다. 그 중 대표적으로 마태복음 6장 27절에 주님은 염려하는 사람들에게 되물어 보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너희 가운데서 누가, 걱정을 해서, 자기 수명을 한 순간인들 늘일 수 있느냐?(새번역)’
4. 예수님의 이러한 질문은 우리를 당혹케 하고 어떤 말도 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자기방어적 불안은 우리에게 어떠한 소득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매우 실질적이면서 날카로운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쩌면 그 사실을 인정하기도 하고 매우 잘 알고 있지만, 결코 근심과 걱정을 쉽게 내려놓지는 못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염려 보다 더 나은 길을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이미 습관이 된 불안의 방식을 우리 스스로 바꾸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5. 그런 우리에게 바울이 제시한 방법은 ‘오직 기도와 간구로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아뢰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염려만 하지 말고 ‘우리의 염려를 하나님께 알리라’라는 것입니다. 자동차가 고장이 났을 때 아무런 표시 없이 길거리에 차를 세우면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며 지나갈 것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차가 고장 났음을 알리는 비상등(일명 깜빡이)을 켜며 사람들에게 내 차가 지금 문제가 생겼으니 지나가라고 알리면,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넘어갈 것입니다. 우리의 염려를 누군가와 나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기에, 우리를 창조하시고 우리를 가장 잘 아시는 하나님에게 알리는 것이야 말로 염려 가운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볼 수 있습니다.
6. 그러나 이 말씀을 볼 때 우리가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 말씀이 마치 우리가 마음을 내려놓고 구하기만 하면 우리의 모든 문제가 원하는 방식대로 해결될 것처럼 이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말씀을 끝까지 잘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 아뢴 후에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은, 결과적으로 우리가 바라는 것 또는 우리에게 부족한 것들이 채워진다는 말씀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리하면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신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염려를 가지고 기도와 간구로 구할 때 얻을 수 있는 것은 염려했던 일에 대한 해결이라기보다는 우리의 마음과 생각이 지켜진다는 것을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7. 앞서 이야기 했던 마태복음 6장 말씀에도 예수님은 염려를 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염려를 하지 않으려면 따로 구해야 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성경은 우리에게 염려의 일을 없앨 수 있는 문제 해결의 방법을 소개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문제의 근원을 우리의 마음으로 향하게 합니다. 그리고 ‘지킬 만한 것인, 마음’을 지킬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고, 진정 구해야 할 것을 올바른 방법으로 구해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8. 예수님은 늘 마음과 생각을 지키셨습니다. 오늘도 자신의 것을 비우고 빈손으로 십자가를 향해 걸어가는 주님의 뒷모습을 보며, 우리는 그저 안타깝게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비록 눈에 보이기는 힘이 없어 보이고 연약한 양과 같아 보일지라도 사실 그 발걸음은 하나님 나라의 의를 세우기 위해 걸어가는, 그리고 하나님의 평강으로 가득 차 있는 주님의 힘찬 발걸음이기도 함을 우리가 볼 수 있기를 원합니다.
■ 오늘의 기도
1. 염려함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마음속 깊이 받아들이고, 우리를 전적으로 아시는 하나님께 모든 것을 아뢰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킬 수 있도록 해주시고, 염려를 하지 않는 것을 넘어 하나님 나라의 의를 구하는 삶 살게 하옵소서.
2. 주님, 우리 자신을 위한 염려에서 자유하게 하셔서, 이제는 나의 이웃을 염려하는 넉넉한 마음을 주옵소서. 우리가 속한 자리, 계급, 이득을 추구하려 염려하기보다는 인류 공동체의 근심과 걱정의 짐을 함께 짊어지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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