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열 여섯째 날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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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열 여섯 째 날 묵상>
■ 찬송 : 267장 ‘주의 확실한 약속의 말씀 듣고’
■ 본문 : 요한일서 2장 1-6절
우리가 그의 계명을 지키면 이로써 우리가 그를 아는 줄로 알 것이요. 그를 아노라 하고 그의 계명을 지키지 아니하는 자는 거짓말하는 자요 진리가 그 속에 있지 아니하되 누구든지 그의 말씀을 지키는 자는 하나님의 사랑이 참으로 그 속에서 온전하게 되었나니 이로써 우리가 그의 안에 있는 줄을 아노라. 그의 안에 산다고 하는 자는 그가 행하시는 대로 자기도 행할지니라 (요일 2:3-6)
■ 묵상 나눔
1. 사순절 열 여섯 째 날, 오늘 묵상을 위한 질문은 “말씀을 지키려는 신앙적 의지가 삶에 표현되고 있나요?”입니다.
2. 요한 1서는 요한을 중심으로 모인 교회가 분열되어 갈라지는 상황에서 쓴 편지입니다. 그리스도는 몸으로 존재하지 않고, 단지 영적 지식을 전달해 주는 존재라는 의견을 지지하는 한무리가 교회에서 떨어져 나갔습니다(요일2:19). 그들은 신적인 존재인 그리스도가 인간의 역사에 전적으로 동참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위, 가현(假現)설 이단입니다.
3. 그리스도교는 성경의 기록과 교회의 정통 교리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육화(incarnation)와 몸의 부활을 확고하게 선언합니다. 또한 교회 절기인 주현절(主現節, Epiphany)를 통해 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4. 오늘 본문도 이를 재확인함으로써, 교인들이 더 이상 이단에 빠지지 않도록 단속하고 있습니다. 3절과 4절의 계명은 다름 아닌 ‘사랑’을 말합니다. 그 사랑은 “그가 행하시는 대로”(6절) 관념적이지 않고, 구체적이라는 것을 전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몸으로 인간의 삶 속에, 역사 속에 참여하시고, 더 나아가 우리를 위하여 죽기까지 하신 그 땀과 피가 서려 있는 사랑이라는 말입니다.
5.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다”(약 2:17)라는 말씀은 믿음과 행함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믿음 속에 행함이 들어있다는 말일겁니다. 의지 또한 삶으로 표현되지요. 행함과 믿음, 의지와 행동이 동전의 양면이듯, 사랑은 사랑의 행위와 뗄 수 없는 하나라는 가르침을 오늘 본문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6. ‘하나님은 사랑이시다’(요일 4:8)라는 선언은, 하나님이 하늘 보좌에만 앉아 계시는 존재가 아니고, 이 땅의 처절한 현실 속에서 그의 말씀을 지키는 자를 통해 사랑으로 역동하시는 분이심을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7. 제2차 세계대전 때 강제 수용소에서 살아남았던 유대인 작가 엘리 위젤이 그 때의 기억을 담은 <나이트> 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에서 읽은 잊지 못할 장면 하나와 오늘 본문이 묘하게 겹치는 듯 느껴집니다.
수용소에서 독일군에 의해 아이 한 명이 공개 교수형을 당하는 그 끔찍한 현장에서, “하나님은 도대체 어디 계시는가?” 라는 절망 섞인 물음에 그는 “저기 교수대에 매달려계신다” 라는 음성을 듣습니다.
8. 하나님은 고난의 한 복판에서 우리와 함께 하심으로 그 분의 사랑을 드러내십니다. 고난을 겪고 있는 이 사순절에 그분의 신비한 사랑이 우리의 손과 발을 통해 세상 속에 아름답게 드러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 오늘의 기도
1. 하나님. 세상의 중심에 하나님이 계시고, 하나님의 중심에 사람이 자리 잡고 있음을 받아들이고,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믿음과 사랑이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열매 맺게 하옵소서.
2. 여러 잘못된 가르침을 따르는 이단들의 온갖 계략 속에서도, 교회가 바른 말씀과 진실한 사랑으로 더욱 건강하게 세워지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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