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열 이틀 째 날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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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열 이틀째 날 묵상>
■ 찬송 : 94장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
■ 본문 : 마태복음 17장 1-8절
말할 때에 홀연히 빛난 구름이 그들을 덮으며 구름 속에서 소리가 나서 이르시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하시는지라. 제자들이 듣고 엎드려 심히 두려워하니 예수께서 나아와 그들에게 손을 대시며 이르시되 일어나라 두려워하지 말라 하시니 제자들이 눈을 들고 보매 오직 예수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아니하더라 (마 17:5-8)
■ 묵상 나눔
1. 사순절 열 이틀째 날, 오늘 묵상을 위한 질문은 “나의 제일 되는 소원은 무엇인가요?”입니다.
2. 오늘 본문의 전 단락인 마태복음 6장 21절 이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이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다시 살아날 것을 처음으로 예고하는 장면이 소개됩니다. 제자들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을 뿐더러 매우 놀라고 마음에 부딪혔으리라는 것을 베드로의 반응을 보며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마6:22-23)
3. 엿새 후에 제자들 중 셋은 예수님과 함께 올라간 어느 산에서 일종의 신비 체험을 합니다. 일상적이고 초라한 행색의 예수님과는 전혀 다른 빛나고 영광스러운 모습을 봅니다. 수난 예고 앞에서 예수님에게 항변했던 베드로가 이 체험 앞에서는 여기 있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수난 예고를 듣고 힘들었을 제자들에게는 더 극적이고 만족스러운 사건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이 신비 체험도 자기의 경험과 단견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는 매 한가지였습니다. 율법과 선지자들을 대표하는 모세와 엘리야를 복음 그 자체이신 예수님과 동 가치로 여긴 나머지 각각을 위해 초막 셋을 짓자고 합니다.(4절)
4. 이에 대해 하나님은 예수님에게 하이라이트를 주시며, ‘그의 말을 들으라’ 라는 응답을 하십니다. 복음 그 자체인 예수님은 율법과 선지자들과 대등한 차원이 아니고, 율법과 선지자를 초월하여 그 모두를 아우르는 존재입니다. 유대인으로서 율법적 사고에 익숙했던 제자들의 그 이후의 여정이 그러했듯, 우리의 신앙의 길 또한 복음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로 알아가는 여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5. 초대교회의 니케아 공의회(주후 325년) 이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본성은 ‘참된 신이면서 참된 인간’이라는 가르침을 정통 교리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사건이 예수님의 충만한 신성(神性)을 보여준 것이라면, 수난과 십자가 죽음은 예수님의 인성(人性)의 끝을 드러낸 사건입니다. 그 연약하기 짝이 없는 인성을 예고받은 것으로 낯설어 했던 이후에 눈이 부시도록 찬란한 신성을 경험했던 것 처럼,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인간의 논리로는 가장 멀리 있을 것 같은 인성의 극단과 신성의 극단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우리에게 신비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입니다.
6. 사순절은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이라는 인성을 깊이 묵상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예수의 신성의 진면목을 충만히 맛보는 절기입니다. 이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의 비밀을 비로소 동의해갈 뿐더러 죽음과 생명도 잇닿아 있음을, 사랑을 선택한 이에게 찾아오는 행복과 고통은 사랑의 양면이자 특권임을 인정해 나가게 줄로 믿습니다.
7. 변화산 체험이 끝나고 다시 눈을 들어보니 오직 예수 외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고 기록합니다(8절). 이렇게 화려하지 않은 일상적인 예수님으로 돌아오시고 나서 또다시 당신의 죽으심을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9절).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그 분의 본성대로 신성과 인성으로 현존하시며 우리와 항상 함께 하십니다. 일상적이고 힘없는 예수님의 모습으로 함께 하실 때가 강하고 영광스러우심으로 나타나실 때보다 더 많은 듯 느껴집니다. 그러나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모든 모습을 알고 더 사랑할수록, 십자가 뒤에 부활이 있음을, 부활의 은총은 십자가를 통과하며 우리에게 찾아왔음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어두운 이 시기에 오히려 그 속에 숨겨진 밝은 빛의 소망을 바라볼 줄 아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 오늘의 기도
1. 하나님에게는 흑암과 빛이 다르지 않음을 우리에게 일러주셨습니다(시139:12). 우리가 여생을 살아가면서, 특별히 이 터널을 지나면서, 어두움과 밝음, 고난과 선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하나님의 안목을 길러가게 하옵소서.
2. 힘이 바닥나고, 처절한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주님의 신성과 영광을 맛봄으로써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위로와 힘이 전달되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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