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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셋째날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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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김대영목사 작성일2020.02.28 조회수584

본문

<사순절 셋째 날 묵상>


■ 찬송 : 264장 ‘정결하게 하는 샘이’


■ 본문 :느헤미야 13장 15절-22절

장사꾼들과 각양 물건 파는 자들이 한두 번 예루살렘 성 밖에서 자므로 내가 그들에게 경계하여 이르기를 너희가 어찌하여 성 밑에서 자느냐. 다시 이같이 하면 내가 잡으리라 하였더니 그 후 부터는 안식일에 그들이 다시 오지 아니하였느니라. 내가 또 레위 사람들에게 몸을 정결하게 하고 와서 성문을 지켜서 안식일을 거룩하게 하라 하였느니라. 내 하나님이여 나를 위하여 이 일도 기억하시옵고 주의 크신 은혜대로 나를 아끼시옵소서.
(느 13:20-22)


■ 묵상 나눔

1. 사순절 셋째 날, 오늘 묵상을 위한 질문은 “주님이 원하시는 거룩한 삶과 태도를 가지고 있나요?”입니다.

2. 바벨론 포로로 끌려갔던 이스라엘 백성의 후손인 느헤미야는 하나님을 향한 정직한 신앙과, 고국의 현실에 함께 아파하는 긍휼(compassion)과, 삶에 대한 신실한 태도를 지니고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느헤미야를 바벨론 멸망 후에 세워진 페르시아 제국의 고위직인 왕의 술 관원으로 세우신 숨은 이유이기도 합니다(느1:11). 사회의 상황과 종교의 본질이 무너진 조국의 현실에 안타까운 그는 술 관원의 권력을 포기하고 험지인 예루살렘의 총독으로 자원하여 갑니다.

3. 첫 번째 임기 때는 당면 문제였던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하는 일에 힘쓰고, 두 번째 임기 때는 안식일 준수, 이방 여인과의 혼인 문제 등 무너진 신앙을 다시 세우려는 노력을 합니다. 오늘 본문은 그 두 번째 개혁 중에 안식일 준수에 관한 내용입니다. 안식일 개혁의 초점은 불순물을 걷어내어 안식일의 순도를 다시 되찾는 것이었습니다.

4. 진정한 안식의 길은 하나님께 다시 돌아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교를 집대성한 어거스틴(주후 354-450)은 “하나님 안에서 안식을 얻기까지 우리의 마음은 결코 안식할 수 없습니다” 라고 고백했습니다. 안식일은 허탄한 것에 휩쓸려 다니기 쉬운 삶의 현실 속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고 ‘사람다움’의 쉼을 누리라고 마련해주신 최소한의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안식일은 하나님을 위한 의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우리 사람에게 주시는 특권입니다.(막 2:27)

5. 지난 주일에 서동진 목사님을 통해 전해진 말씀처럼, 무엇을 덧붙여 거룩을 조립하는 것이 아니라, 신고 있던 신마저 벗고 하나님과 사람의 맨살이 닿는 것, 그 품 안에 아기처럼 안기는 그 안식이 곧 진정한 거룩이라 할 수 있습니다.

6. 이번 주일은 교우들과 한 자리에 모여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지만 동일한 하나님께 예배함으로 안식하는 그 거룩함과, 주님 안에서 하나 되는 신비를 간절히 기대하고 소망합니다.

7. 느헤미야의 마음을 느껴보려고 했습니다.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 큰 산처럼 느껴졌을 장애물과 저항, 예고 없이 찾아오는 두려움이 분명 있었겠지만, 하나님과 진리에 대한 겨자씨만한 확신이 그를 뚝심 있게 버티게 한 힘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힘이다’(느 8:10) 라는 그의 고백이 오늘 따라 더 깊이 다가옵니다. 모든 것을 이겨낸 느헤미야의 이 확신은 예수님이 광야에서 시험받으실 때의 확신, 십자가에서 고통당하셨을 때의 확신과 닮아있음을 깨닫습니다.

8. 사순절은 단순히 고행을 하는 시기가 아니고, 살아오면서 중요하다고 붙잡았던 것이 다 없어져도 우리의 진정한 기업은 하나님이라는 가르침을 주는 절기입니다. 절망의 끝에서 희망이 여전히 살아있으며, 옛 자아가 허물어져 힘들어도 그 속에 참 자아가 있음이 드러나는 행복을 맛보며, 십자가의 죽음으로도 부활의 생명을 빼앗을 수 없다는 기쁜 소식을 이 은총의 시기를 통해 피부에 새겨나가시길 소망합니다.


■ 오늘의 기도

1. 바람에 흔들리더라도 결코 쓰러지지 않은 뿌리 깊은 나무처럼, 이럴 때일수록 하나님께 우리 마음의 중심을 더 깊게 내려서 진정한 안식과 거룩을 경험하게 하옵소서.

2. 위기 속에서 본질을 회복하는 개혁을 통해 이스라엘이 다시 예배공동체로 태어났듯, 각 나라와 이 땅의 교회가 이 위기를 통해 더욱 더 바르고 정결해지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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